5일차 | 1년 6개월의 사업자등록은 그렇게 끝이 났다
교육과 준비 등으로 5개월은 금세 지나갔고, 그 기간 큰 수익 없이 지내니 아내가 불안해했다. 육아 퇴직으로 경력이 단절됐던 아내는 다시 보수교육을 받고서 취직을 했다. 그런 상황이 되다 보니 아직 어린 아이들을 내가 돌봐야 했고, 장사를 준비하는 시간은 점점 육아와 가사일로 줄어들게 됐다.
40대 창업 실패 — 육아와 장사 사이의 현실40대 재취업 — 경력단절의 무게
예상은 했지만, 실제 그런 상황이 되니 아내한테 기간을 더 달라는 말을 할 수가 없었다. 일정 수익이 발생했지만, 본격적인 수익 목표에 도달하기 전까지 아내는 지쳤고, 다시 취직하라는 말을 듣게 됐다.
하지만 그렇게 단절된 기간이 1년 6개월이 지나면서 재취업은 쉽지 않았다. 구청에서 실시하는 재취업 프로그램에 등록해서 컨설팅을 받았지만, 내가 그중에서 가장 고령에 속해 있었다. 나머지는 주로 20대 중후반이었고, 30대는 경력 이직이었으며, 내 연령대 이상 몇 분은 단순 노무직이나 정년이 된 전문직 경력자였다.
1년 6개월의 사업자등록이 남긴 것 — 실패가 아닌 메타인지
그러다 운 좋게 다시 중소기업에 취직하게 됐고, 힘든 시기를 지내면서 지금까지 근무하게 됐다.
돌이켜보면 누구나 동일하게 말하지만, 퇴사 전에는 다음 이직할 곳을 꼭 정해두든지, 창업을 할 거라면 먼저 본인이 원하는 창업 부문에서 6개월 이상 알바 또는 무보수라도 경험을 해봐야 한다.
내가 생각했던 장사는 머릿속으로 그리던 모습, 그리고 책이나 여러 매체에서 간접적으로 경험했던 모습과는 너무나 달랐다. 마치 연애할 적에는 상대방의 좋은 모습만 보이지만, 결혼하고 나면 상대방의 전부를 알게 돼서 결혼은 현실이고 연애는 이상이라고 하는 것과 비슷한 것 같다.
전 회사 사장님도 말씀하셨다. 장사든 사업이든 사장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영업력과 운영자금력이 전부라고. 그 외 업무 능력은 기본이라고. 사실 나는 일을 하고 싶었지, 자금 운영의 지식도 없었고 직원으로서의 영업은 할 수 있었지만, 사장의 영업력 — 새로운 판로와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는 의미의 영업력은 부족했다.
그렇게 약 1년 6개월의 사업자등록은 끝이 났다. 하지만 무의미했던 것은 아니다. 사업자등록을 해봤기에 내가 부족했던 부분의 메타인지가 됐고, 나는 직접 해봐야 메타인지 되는 사람이란 것을 알았다. 그리고 더 늦기 전에 경험을 해봐서 다시 재취업이나마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 결국 1년 6개월의 경력단절. 재취업 프로그램에서 가장 고령이었다.
• 장사의 현실은 머릿속 이상과 달랐다. 연애와 결혼의 차이처럼.
• 사장의 핵심은 영업력과 자금운영력. 나는 둘 다 부족했다.
• 하지만 실패가 메타인지가 됐다. 해봤기에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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