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차 | 국민성장펀드 vs TIGER 미국우주테크 — 돈이 부족한 직장인의 선택
투자하고 싶은 건 두 개인데, 넣을 수 있는 돈은 너무 부족하다. 40대 직장인이라면 이 상황이 낯설지 않을 것이다. 국민성장펀드 가입이 시작되고, 비슷한 시기에 스페이스X 상장 소식까지 나왔다. 둘 다 관심이 갔지만, 결국 하나를 골라야 했다. 같은 고민을 하고 있는 분이 있다면, 내가 어떤 기준으로 선택했는지 참고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국민성장펀드 — 매력은 큰데 5년을 못 뺀다
국민성장펀드는 정부가 주도하는 정책펀드다. AI, 반도체, 바이오 같은 첨단전략산업에 투자하는 구조로, 개인 투자자에게는 꽤 파격적인 혜택을 제공한다. 투자금의 최대 40% 소득공제, 배당소득 9.9% 분리과세, 그리고 손실이 나면 정부가 최대 20%까지 먼저 부담하는 구조다.
그런데 문제는 유동성이다. 5년 만기 환매금지형 펀드이기 때문에 중도에 돈을 뺄 수 없다. 거래소 상장 후 양도는 가능하지만, 3년 이내에 양도하면 세제 혜택을 전부 토해내야 한다. 돈이 넉넉하다면 넣어두고 잊어버리면 되지만, 여유 자금이 한정된 직장인에게 5년 동안 묶이는 돈은 부담이 크다.
여기에 하나 더 신경 쓰인 것이 있다. 정책펀드라는 성격상 정권이 바뀌면 관심이 소외되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우려다. 물론 이미 가입한 펀드의 만기 구조가 바뀌는 것은 아니지만, 추가 조성이나 운용 방향에 변화가 생길 가능성은 있다. 이건 내 추측이라 맞을 수도, 틀릴 수도 있다.
TIGER 미국우주테크 — 스페이스X 상장에 거는 기대
같은 시기에 눈에 들어온 것이 미래에셋의 TIGER 미국우주테크 ETF (0183J0)였다. 올해 4월 14일에 상장된 ETF로, 상장 첫날 개인 순매수 615억 원이 몰리며 1시간 만에 초기 물량이 소진됐다. 스페이스X가 6월 12일 나스닥 상장을 앞두고 있고, 이 ETF는 스페이스X 상장 후 3영업일 내 포트폴리오에 편입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실제로 최근 수익률은 눈에 띄었다. 5월 중순 기준 1주일 수익률이 41.51%를 기록하며 전체 ETF 중 1위를 찍었고, 자금 유입도 일주일 만에 4,300억 원이 들어왔다. 물론 이건 단기 수익률이라 장기적으로 같은 흐름이 이어진다는 보장은 없다.
참고로 주식 초보라면 "미래에셋 ETF니까 미래에셋 증권 계좌가 있어야 하나?" 싶을 수 있다. 그렇지 않다. ETF는 국내 주식시장(KRX)에 상장된 종목이기 때문에 본인이 사용하는 어떤 증권사 계좌에서든 매수할 수 있다. 키움, 삼성, NH, 한투 등 어디든 상관없다. 주식 앱에서 "TIGER 미국우주테크 (0183J0)"를 검색하면 바로 나온다.
다만 리스크도 분명히 있다. 우주항공 ETF에 포함된 AST스페이스모바일이 위성 궤도 진입에 실패하면서 급락한 적이 있고, 스페이스X 상장 후 차익 실현 물량이 쏟아지면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국내 운용사가 공모 물량을 충분히 배정받기 어려워 상장 후 높은 가격에 장내 매수할 가능성도 있다.
결국 내가 TIGER 미국우주테크를 선택한 이유
결론부터 말하면, 나는 국민성장펀드 대신 TIGER 미국우주테크를 매수했다.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첫째, 유동성이다. 국민성장펀드는 5년 동안 돈이 묶인다. 지금 내 상황에서 5년간 손을 못 대는 돈을 만드는 건 부담이 컸다. ETF는 내가 원할 때 사고팔 수 있다. 돈이 부족한 상황에서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한다면, 유동성을 포기하기가 어려웠다.
둘째, 장기 성장에 대한 기대다. 국민성장펀드가 투자하는 국내 첨단산업도 의미 있지만, 스페이스X를 중심으로 한 글로벌 우주항공 산업의 폭발력이 더 클 것이라는 개인적인 기대가 있었다. 정책펀드의 정권 리스크보다 민간 기업의 성장성에 베팅하고 싶었다.
이 선택이 맞았는지는 시간이 지나봐야 안다. 국민성장펀드의 세제 혜택이 장기적으로 더 유리할 수도 있고, 우주 ETF가 스페이스X 상장 이후 조정을 받을 수도 있다. 다만 같은 고민을 하고 있는 분이 있다면, 이런 시각도 있다는 정도로 참고해 주셨으면 한다.
▸ TIGER 미국우주테크: 4월 14일 상장, 스페이스X 편입 기대 + 유동성, 단 변동성 리스크
▸ ETF는 어떤 증권사 계좌에서든 매수 가능
▸ 돈이 부족하면 선택과 집중 — 나는 유동성과 성장 기대를 택했다
▸ 어느 쪽이 정답인지는 지나봐야 안다
